어린아이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실제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영화들이 있다. 이번에 개봉한 '인사이드아웃2' 영화가 그렇다. 인사이드아웃 시리즈 1편도 참 좋았는데, 이번 2편 역시 너무 좋았다. 특히 이번에는 어른들이 보기에 더욱 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냥 어리고 천진난만했던 주인공 '라일리'가 성장하면서부터 감정들끼리도 복잡한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불안', '당황', '따분'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두드러지는데, 이번에 뇌과학과 심리적인 측면에서 영화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사춘기, 부정적인 감정의 등장
이번 영화에서는 라일리가 사춘기를 겪으면서 새로 들어온 감정들을 만나게 된다. 그 감정들은 '불안', "따분', '부럽', '당황'과 같은 약간 부정적일수 있는 감정들이다. 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걸까? 그 이유는 사춘기 시절에 아이들의 머릿속에 생기는 감정들이 건강한 자아를 가진 어른으로 자라나는데 있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아'라고 하는 것은 가만히 놔두면 내 안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실 굉장히 많은 기억들이 쌓이는 과정 속에서 선택적으로 남겨진 중요한 기억들이 신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난 이걸 할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런 신념들이 모여 자아상을 이룬다. 영화에서는 사춘기가 된 라일리의 머릿속에 그 신념들이 자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굉장히 아름답게 그려졌다.
부정적 감정이 자아형성에 미치는 영향
나무가 자라나는 것처럼 많은 기억들이 심어지면, 그 기억들로부터 신념이 자라나 '자아'라는 꽃을 피우게 된다. 가장 먼저 그곳에 존재했던 작은 꽃잎 같은 자아는 '난 정말 좋은 사람이야'와 같이 기쁨이가 만들어낸 밝고 해맑은 자아였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자아는 대다수 어린아이들이 갖는 자아다. 그저 세상은 정말 밝고, 아무도 다치게 하거나 해롭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자아만 가진 모습이 청소년기로 가기 전에 가지고 있는 자아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어른이 될 때 이 자아를 계속 가지고 갈 수 있을까? 내가 평생 이렇게 해맑고 기쁘기만 한 사람으로 클 수 있을까? 그게 좋을까? 라고 할 때 사실 그렇진 않을것이다.
오히려 어른이 되어 더 많은 상처를 입을 수 있고, 생존할 수 없게 될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알아야할 시기가 온다. 예를 들어 당황, 부끄러움과 같은 감정은 아무 쓸모없는 감정처럼 느껴질수 있지만 각자 할수있는 저마다의 역할이 있다. 좋은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수를 통한 태도의 교정, 그를 깨닫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감정들이 꼭 필요할 것이다. 지루함과 따분함은 새로운걸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감정들이다. 부러움이 없으면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배우는 동기부여가 잘 일어나지 않고, 불안이라는 감정이 없으면 우리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이처럼 부정적인 감정들 또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기에 꼭 필요한 감정들이다.
감정 치유의 도구 '불안'
영화에서 라일리의 엄마, 아빠 머릿속에는 '불안'이가 없다가 마지막 장면에 살짝 등장한다. 서로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나누는데, 이는 부모님 역시 사춘기 때 불안이가 메인 조종관을 잡던 시기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인사이드아웃2가 던지는 메세지는 분명하다. 내 감정의 메인 조종관을 '불안'이 계속 잡게해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내 안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온전히 바라볼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쁘고 삭막한 현실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온전히 느끼고 관찰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많은 어른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위안을 얻지 않았나 싶다.
이번 인사이드아웃2 영화도 어린아이, 어른 따질 것 없이 누구나 보면 좋은 영화이지만 위와 같은 심리적인 성장 스토리를 다뤘다는점에서 좀더 많은 어른들의 공감을 얻게된 것 같다. 그래서 나 역시 이번 영화가 더욱더 어른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