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1800년대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슬럼이었던 뉴욕의 파이브 포인트라는 동네 삶을 주제로 한 영화, '갱스 오브 뉴욕' 역사 배경 설명해 보겠습니다. 뉴요커들은 평소 본인이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라는 인식과 정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어머니나 아버지, 또는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맨손으로 뉴욕에 와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생존해 자기 자녀들을 미국 중산층에 입성시킨 이야기를 듣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런 생존에 강한 DNA를 물려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가난한 슬럼이었던 파이브 포인트라는 동네의 역사가 뉴욕을 잘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합니다. 그럼 과연 이 동네의 어떤 면이 뉴욕의 역사를 잘 대변한다는 것일까?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뉴욕의 대표 슬럼가 '파이브 포인트'란?
그럼 일단 파이브 포인트가 어디 있는 동네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겠죠. 오늘날 많은 관광객들이 뉴욕에 가면 멀베리가를 중심으로 있는 리르리르리, 그리고 못 스트릿을 중심으로 한 차이나타운을 많이 찾습니다. 바로 거기가 과거 파이브 포인트라고 불리던 동네의 일부분입니다. 차이나타운에서 좀 더 남쪽으로 가면 월스트 스트릿이라는 큰길이 있고, 콜롬버스 파크라는 공원이 있습니다. 그 길 건너편에 정부 청사 건물들이 많이 지어져 있는 부분이 있는데 옛날에는 그 곳 역시 가난한 슬럼가의 중심지였습니다. 그쪽 부근의 오거리를 둘러싼 동네다라고 해서 그 일대가 '파이브 포인트'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 파이브 포인트가 악명 높았던 이유는 바로 이곳에 '테너먼트'라고 불리는 건물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너먼트는 말 그대로 텐넌트 하우스의 약자입니다. 즉, 자기 집이 아닌 세들어 사는 집과 사람을 말합니다. 1800년대는 집주인들이 조그만 창에, 통풍도 안되고, 볕도 안 들어오는 이런 아파트를 수십채 가지고 있으면서 월세를 줬습니다. 테너먼트의 방들은 대체로 5평 정도 되는 작은 방인데, 여기에 선반처럼 침대를 놓고 10명, 20명이 빽빽하게 껴서 살았다고 합니다. 또 이런 아파트에서는 월세를 받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관리에 소홀해서 그 당시에는 화장실이 하수구랑 연결 안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고, 그냥 야외 오물통 하나를 놓고 그걸 치워주지 않아 정원 전체가 오물로 덮여 냄새가 끊임없이 집으로 들어오는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테너먼트하면 정말 가난한 이민자들의 삶을 대표하면서도 그 중에서 가장 조악하고 안 좋은 것을 대표하는 단어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파이브 포인트가 속한 육구 같은 경우에는 구 하나 전체가 다 테너먼트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이 대놓고 기피했던 악명 높은 슬럼이었습니다.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이 공간에다가 천막 같은 걸로 방을 나눠 가지고 수백 명이 그 지하공간에서 생활을 했다고 하고, 이곳을 갔다 온 당시 뉴욕의 저널리스트라든지 중산층들은 마치 단테의 지옥이 이 세상에 재현이 된 것 같다라고 하면서 올드 브루어리의 상황을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처음에 보면 아일랜드 이민자인 주인공이 지하에 몰려있는 빈민들 사이를 걸어가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하게 되는데, 그 장면이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모습을 묘사한 것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 속 스토리와 현실 역사의 유사성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라고 하지만 800년대에서 1900년대 중반까지의 역사를 보면 대체로 어느 나라가 좀 심각하게 안 좋아지면 그 나라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미국으로 넘어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1800년대 중반에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집단 이주를 왔고, 그다음은 이탈리아 사람들, 그다음은 중국인들이 넘어오는 식이었습니다. 이주민들이 늘어나면 그 나라의 정치계 역시 많은 변동이 생깁니다. 뉴욕에서도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점점 늘어나자, 아일랜드 표에 대한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기존 파이브 포인트에 사는 사람들은 새롭게 들어온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자신의 삶의 터전과 생존권을 빼앗아갈 '침입자'로 생각하며 이들을 내쫓으려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것을 기존 거주민들과 아일랜드 이주민들간의 싸움과 전쟁으로 그려냈지만 사실은 현실과 약간 다른점이 있습니다. 1850년대 후반 당시 아일랜드 정치인들은 뉴욕에서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하며 지지자들을 끌어모읍니다. 이 정치가는 바로 '캐리건'이라는 사람인데, 실제로 그는 본인이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는 2아일랜드 이민자가 정치 세력을 두고 한 싸움이지만 이 인종 간의 갈등이 영화에서는 극적 재미를 위해 '전쟁'이라는 심화적 요소로 묘사되었다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