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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스위트홈 드라마 분석

by 윤초초 2024. 8. 1.

스위트홈 좀비물 드라마 리뷰

 

최근 넷플릭스에서 수많은 시청 마니아층을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고 있는 K-드라마가 있다. 바로 '스위트홈'이다. 귀신을 넘어, 괴물을 넘어, 좀비의 창궐 시대를 다룬 드라마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데 스위트홈 역시 그렇다. 해외 드라마에서는 '워킹데드'와 같은 좀비 소재를 이전부터 많이 사용해 왔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좀비 소재를 사용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적으로 또는 독창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갔기에 한국 좀비 스토리가 인기를 얻는 게 아닐까 싶다. 스위트홈 역시 좀비의 역사와 윤리적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드라마들과 특별점이 있는듯한다. 이번에는 앞서 말한 좀 더 색다른 관점, 인문학적 관점으로 스위트홈 드라마를 리뷰해보고자 한다.

 

좀비의 괴물화와 윤리적 고민

웹툰 원작의 스위트홈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좀비'인데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게 좀비가 맞는지, 아니면 괴물인지, 이상한 사람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우리가 흔히들 아는 좀비의 특징이란 것이 있다. 잘 죽지 않고, 좀비가 물면 그 사람 역시 좀비로 변이 되며, 본인의 자아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스위트홈에 나오는 좀비 중에서는 물어도 감염이 안 되는 좀비가 있다 그러면 과연 이 존재를 좀비라 부를 수 있는 것인가? 여기서부터 의문이 시작된다.

 

좀비물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의 구분이 명확하다. 의식이 있는 사람과 자아가 없는 좀비는 특히 대비되는 존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자아를 가진 좀비가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이 좀비들을 죽였을 때 법적 처벌도 받지 않고, 윤리적인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가?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을 가진 좀비를 좀비라 부를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무엇으로 좀비와 사람을 구분 지을 수 있는가? 이런 여러 가지 고민들이 파생된다.

 

사람과 좀비의 경계

심지어 스위트홈 속에는 4가지 부류의 존재가 나온다. 첫 번째는 일반 사람. 두 번째는 완전한 괴물(좀비). 세 번째는 괴물과 사람 사이에서 고민하는 존재. 네 번째는 완전히 변형되어 특수 감염체가 된 존재로 분류된다. 원래 좀비라는 건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된다. 걸어 다니는 시체 정도일까? 여하튼 인간보다 못한 존재인데 여기서 특수 감염인은 특정한 능력을 가진 우월한 존재로 취급된다. 그렇다면 좀비에 감염된 사람을 계속해서 일반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여길수 있는 건가? 좀비에 감염된 사람들 중 일정 확률로 특수한 능력을 가진 우월 인자가 태어나는데? 여기서 또 한 번 계급에 대한 인식이 흔들린다.

 

그리고 이 고민은 결국 철학적인 고뇌로 이어진다. 좀비에 물렸지만 초자연적인 능력을 얻었고, 의식 또한 갖고 있는 존재들. 우리는 과연 이들을 사람으로 볼 것인지, 괴물로 볼 것인지 여러 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서구 철학에서는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 정의한다고 한다. 육체가 아닌 정신으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얘기다. 이른바 사람들의 본질을 영혼으로 따지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이란 것은 영원한 것이니까 거기서 내 존재의 근원을 찾는 것인데, 그동안 알려졌던 좀비들은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존재였다. 그렇게 좀비를 사람이 아니라고 여겼던 건데 이렇게 되면 모든 동양적 사고의 근원이 흔들리는 셈이다.

 

동양의 철학을 담은 드라마

위와 같은 부분을 살펴봤을 때 스위트홈은 역시 한국의 생각, 한국의 철학을 담은 드라마인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이런 드라마 컨셉이 상당히 흥미롭고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시청자들의 평이 좋다. 제3의 지대를 노렸으면서도 동양의 특징이 적절히 가미된 점 때문에 해외에서도 큰 흥행을 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로 주변 미국 친구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했을 때 굉장히 반응이 좋았다. 워킹데드 같은 인기 좀비물 드라마가 있어도 시즌8, 시즌9처럼 계속 내용이 이어지니 그동안 루즈하게 느꼈던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위트홈 같은 좀비물이 더욱 창의적이고 신박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