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영화로 많이 알려졌지만, 흥미롭고 실험적인 구도를 바탕으로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식스센스 영화에서의 구도와 프레임 속 프레임(frame within a frame) 분석을 통해 각 장면의 의미와 표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프레임 속 프레임 연출에 대하여
프레임 속의 프레임(frame within a frame)이란 무엇일까? 직역하면 '액자 속 액자'를 뜻하는 듯 하지만 좀 더 비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프레임 속의 프레임은 '관객이 보는 화면 속에서 피사체를 특정한 모양으로 에워싸는 형태'를 뜻한다. 시각적인 면에서 화면을 보다 아름답고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한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영화에서도 자주 쓰이고 있다.
프레임 속의 프레임을 활용하면 감독이 원하는 지점에 관객들을 주목시킬 수 있지만 어떤 맥락에서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프레임 속에 등장인물을 가둬서 주변 환경으로부터 소외시키거나 불편한 상황에 갇힌 등장인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또 관객과 등장인물 사이에 장애물을 만들어서 관객이 거리감을 두고 인물을 지켜보게 만들 수도 있다. 이 프레임이 인물과 인물 사이에 놓일 때는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이 구도를 예술적으로 애용하는 감독 중 하나가 바로 M. 나이트 샤말란이다. 프레임 속 프레임은 샤말란이 연출한 식스센스 영화의 주제와 맞물려 더욱 빛을 발한다. 식스센스는 아동 심리학자 말콤이 치료에 실패했던 옛 환자 빈센트의 습격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가진 콜을 만나면서 실수를 만회하고자 그를 돕는 내용으로 줄거리가 흘러간다.
프레임을 활용한 유령의 표현
말콤을 신뢰하게 된 콜은 자신이 유령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콤에게 털어놓는다. 여기서부터 등장한 '유령'의 존재는 관객들로 하여금 실재와 허상을 구분 짓게 만든다. 여기서 감독은 유령과 사람, 허상과 실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프레임 속 프레임'을 활용함과 동시에 유령이 현실세계와 직접적으로 교류하지 못하는 상황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유령은 문 같은 장애물을 인식하거나 물리적으로 통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영화는 말콤을 비롯한 유령들이 어떤 공간에 문들 열고 들어가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또한 감독은 의도적으로 관객의 시야에 장애물을 배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현실의 문턱과 장애물을 넘지 못하는 유령의 시점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데 쓰였다.
영화 마지막 부분의 관객들은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장면을 일부 목격하게 된다. 이때 카메라는 차도를 따라 움직이다가 콜이 타고 있는 승용차의 창문 바로 앞에 멈춘다. 여기서 차창 안 프레임은 콜과 콜의 엄마를 함께 넣어 보여준다. 콜이 엄마에게 자신의 능력을 털어놓기로 결심하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밖에 서있다고 얘기하려는 순간 관객은 차창 밖에 있는 유령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때 천천히 움직이며 차창 밖에서 멈추는 카메라 앵글은 차 안에 있는 사람과 프레임 밖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유령의 시점을 대비하듯 보여준다. 그리고 콜과 엄마가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야 이 프레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프레임은 공간을 이용한 연출뿐만 아니라 소품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텔레비전'이다. 식스센스에는 등장인물들이 다양한 영상을 티비로 시청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생각해 보면 티비 화면에 보이는 형상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유령 또한 관객과 콜에게 보이긴 하지만 실재하는 존재는 아니다. 말콤이 자신이 유령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텔레비전 속 형상은 말콤으로 변한다. 이 연출은 말콤이 이 세계에 실재하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프레임을 통해 한층 더 부각시킨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주인공이었던 '말콤'이 유령이었다는 반전 사실을 이처럼 여러 구도와 연출을 통해 표현해 냈다. 이렇게 섬세한 촬영기법으로 관객들은 본인도 모르게 프레임의 안과 밖을 자연스레 오가며 다양한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식스센스는 짜임새 있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현 기법이 돋보이는 영화이기에 만약 영화를 안 본 분이라면 꼭 여러 번에 걸쳐 영화를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드린다.